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2010, 문학동네
윤교수의 손가락들이 내 손 안에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가 하라는 대로 손바닥을 폈다.
윤교수가 손가락을 구부렸다. 나는 윤교수의 야윈 손가락 아래 내 손바닥을 대주었다.
윤교수의 손가락들이 내 손바닥 위에서 가만가만 움직였다.
모..든..것..엔..끝..이..
눈을 부릅뜨고 펜대가 된 윤교수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윤교수가 내 손바닥 위에 쓴 글씨는 모.든.것.엔.끝.이.찾.아.오.지, 였다.
(중략)
윤교수가 우리의 손바닥에 남긴 말을 모아보니
나의 크리스토프들, 함께해주어 고마웠네. 슬퍼하지 말게. 모든것엔 끝이 찾아오지.
젋음도 고통도 열정도 공허도 전쟁도 폭력도. 꽃이 피면 지지 않나.
나도 발생했으니 소멸하는 것이네. 하늘을 올려다보게. 거기엔 별이 있어.
별은 우리가 바라볼 때도 잊고 있을 때도 죽은 뒤에도 그 자리에 빛나고 있을걸세.
한 사람 한 사람 이 세상의 단 하나의 별빛들이 되게, 가 되었다.
- 2010/07/1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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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2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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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을 잘 꼬실(??) 수 있는 방법을 공부해 보자.
1. 생리적으로 흥분해 있을 때 연애는 시작된다.
다시 말하면 정서 체험이란, 생리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과 그것이 무엇 때문에 일어나는지를 아는 2가지
인지 활동이 함께할 때 비로소 발생한다는 것이다. 결국 생리적으로 흥분해 있을 때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것은
연애의 감정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생리적으로 흥분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다. 두 사람이 함께 조깅을 한다든지, 높은 산을 등반한다든지,
테니스를 친다든지,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를 탄다든지 말이다.
(중략)
단둘이서 배를 타는 것도좋은 방법이다. 배가 흔들려서 내 가슴이 뛰는 건지, 상대방이 마음에 들어서 가슴이
뛰는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2. 어둠 속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과도 사랑에 빠진다.
연애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는 '어둠'만 한 것이 없다. 서로 상대에 대한 호감은 있지만 아직까지는
서먹하고 거리감이 느껴진다면 '어둠'을 적극 활요해보라. 특히 애착 행동 스타일에 차이가 있어서 연애가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둠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략)
으슥한 곳보다는 조명이 어두운 카페라든지 천체 박물관 같은 곳에서 데이트를 즐기라는 말이다.
3. 연애를 잘하는 사람, 못 하는 사람
사회심리학자인 밸로우 (M. Ballow)와 그의 동료들은 중요한 이성 관계 스킬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능력,
목소리, 표정, 시선 등을 들고 있다. 또 다른 사회심리학자 콩거(A. Conger)는 발화 시간, 응시를 두고 있다.
대화에서 발화 시간이 길고 상대방을 응시하는 회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이성 관계 스킬이 높다는 것이다.
(중략)
그 결과 남성의 경우 연애 상대가 있는 경우 릴랙스, 도발, 능력이 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릴랙스, 도발 능력이란 자연스럽게 여성에게 다가가 여성이 자신에게 흥미를 가지도록 유도하는 능력을 말한다.
상대 여성의 몸을 만진다든지, 성적인 이야기를 태연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도 여기에
포함된다.
(중략)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스킬은 '대화를 매끄럽게 끌어갈 수 있는 능력', '상대방의 눈을 자주 쳐다볼 수 있는 능력'
'자신의 감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비칠 수 있는 능력'의 3가지로 집약된다. 그리고 연애를 잘하는냐 못하느냐의
여부는 이 3가지 스킬을 얼마나 익혔는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 2010/03/2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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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 속에서, 두개골 안쪽으로 들어찬 뇌수는 부유하는 유동체처럼 보였다.
뇌수는 아직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흐느적 거리는 원형질이었다. 인간의 지각과 기능을 통제하는
사령부가 아니라, 멀어서 아물거리는 기억이나 풍문처럼 정처 없어 보였다.
저것이 아내였던가. 저것이 아내로구나. 저것이 두통 발짝 때마다 손톱으로 벽을 긁던 아내의 고통의
중추로구나. 슬라이드 속에서 종양이 번진 부위는 등불처럼 환했다.
김훈 소설에서 삶은 로맨스가 아니라, 허무와 비애 그리고 애처로움이다.
인간은 어자피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이므로 애처롭고 불행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특히 '강산무진'에서는 주인공은 죽음을 앞두거나 죽음을 지켜보는 이가 많다.
고통스럽게 죽어간 아내보다, 소설에서는 아내의 장례식에서 결재를 해야하는 살아남은 주인공이
더 애처롭게 느껴진다.
내 일 년치 보너스는 천오백만원 정도였다. 8월 중순에 명예퇴직을 신청하면 일 년치 보너스 천오백만원을
포기하는 대신 명예퇴직 위로금 팔천사백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8월 말 회사 신체검사에서 암이 적발되면
대기발령 상태에서 연말 보너스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명예퇴직 대상자에서는 제외될 것이었다.
8월 중순까지는 두 주일이 남아 있었다.
주인공에게 간암 판정을 선고하는 의사는 위로보다 주변사람들에게는 비밀로해서 정리하라고 충고한다.
죽음 앞에서 인생을 정리하는 것은 결국 돈을 어떻게 처분하고 배분하느냐의 문제로 환원되는 것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조차 삶의 근본 조건인 '돈'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감정을 추스르고 주변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리기 전에 퇴직금 정산을 하는 주인공은 애처롭다.
소설에서 인간의 삶은 '허무'하다고 말한다.
주인공들은 생의 말년에 있다. 그들의 삶은 허무하게 바뀌어 진다.
중소기업 사장에서 택시기사로, 대기업 상무에서 계약직 임시직원으로, 6급 수로직 직원에서 2급 국어선생으로..
그들은 운명 앞에서 저항하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이것이 인생의 허무함이라고 말한다.
- 2010/03/1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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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구애에 대한 동물행동학적 고찰, 2010, 가하, 신순옥
이른 봄날의 일요일, 회사 후배 L군의 주선으로 소개팅을 했다.
간만의 외출이라 소개팅 장소로 가기 전에 교보문고에 들려 몇권의 책을 샀다.
얼마전에 서핑질 중에 발견한 책, '연애와 구애에 대한 동물행동학적 고찰'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동물행동학적 고찰이라니...
소개팅 시간이 이른지라 카페에 홀로 앉아 우아하게 보란듯이 혼자라도 아무상관 없다는 듯이 책을 펼쳤다.
까칠하며 아픈데 많고 상처입은 암컷 번역가이자 작가 신열무와 엄청 바쁜 한의사 왕대우의 연애기.
책은 이렇게 명랑하고 유쾌하게 시작된다.
(심각하게 싸우는 커플을 옆에 두고 나오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읽어야 했다.)
1부 발정 나기
이 암컷의 발정기는 시시때때로 나타나며, 발정기 때 수컷을 찾지 못하면 혼자 우는 습관이 있다.
현재 이 암컷은 자신의 짝을 찾지 못했는데 난자가 몇 개 남지 않아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중략)
수컷에게 늙었다는 말은 치명적인 거부의사, 그것은 곧 너를 수컷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성욕이 전혀
안 느껴진다는 말과 진배없는 것 아닌가.
동물행동학적 고찰이 말하는 암컷이 수컷을 고르는 기준은 매우 단순했다.
서열이 높지 않더라도, 혹은 몸집이 큰 근육질이 아니더라도 암컷이 호감을 느끼는 수컷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 걸까? 조사에 의하면 인간의 경우에는 남자의 지능과 키를 많이 본다고 한다.'
역시 진리는 단순한가 보다.
암컷과 수컷이 만나서 교감을 나누는 과정은 누구나 순탄하지 않은가 보다.
세른 세살 두 주인공의 연애기는 TV 드라마나 로멘틱 코메디처럼 화려하거나 낭만적이지 않다.
유치하고, 소심하며 자기 방어적이고 이리저리 방황하고 상처 받는다.
누구나 그렇게 시작하는 것인지,
너무 바빠서 연애조차 사치로 느껴지던 내게 바쁜 스케줄에 얽매여 전화통화할 시간도 없는
두 주인공은 큰 위로가 되었다.
여지를 남기지 않고 또다시 산미치광이처럼 내쳐버리는 암컷 신열무의 태도에 수컷 왕대우가 흥분해서
답 문자를 입력했다.
"아, 치사하게! 한 번만 쏘면 아쉬울 테니 한 번 더 싸, 맞아줄꾸마!!!"
도착한 문자를 보고 있던 열무가 입술을 찌그러트렸다. 똥싸는 것도 아니고, 한턱을 '싸라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싸가 아니라 쏴다, 이 무식한 놈아.'
열무가 혼자 이죽거리며 답문을 보냈다.
"똥을 싸주마"
(중략)
산미치광이 신열무가 이내 시무룩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바보, 애교부린 건데.....'
이 책에서 동물의 짝짓기와 인간의 연애는 공통점이 많이 나타난다.
동물의 짝짓기에서 나타나는 유능한(?) 유전자 고르기와 인간의 짝짓기에서 나타나는 치밀한 계산 등등.
작가는 '그래서 인간은 동물과 다르지 않다'라기 보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행위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는 것 같다.
11부 껍질 떼어내기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 건 무엇을 말하는 걸까? 암컷과 수컷이 짝짓기를 하기 전에 서로를 알아간다는 건
정확히 무엇을 알아간다는 걸까? 가치관? 살아온 내력? 집안 내력? 서로의 취향? 아니면 그 유명한 학력과
재산이라는 스펙?
흔히들 말한다.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자기 자신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여기서 '자기 자신'이라는 게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고, '자기 자신'이라고 믿고 있을 뿐 사실은
'자기 자신'이라는 게 존재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깊은 관계'라는 것에 대한 논의는 복잡해져 간다.
짝을 잃어버린지 8개월째.
누군가 내게 와서 내 마음을 열어주기 원한다면 얼마든지 열어주고 싶다.
수컷도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하고, 위로가 필요하고, 선물을 좋아하고, 꼭 안아주는 암컷을 좋아한다는 걸 암컷은 모를까?
하나님, 이걸 알아주는 암컷을 빨리 찾게해주세요. 네??
- 2010/02/2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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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엄마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 그래도 니들이 자랄 때가 좋았어야. 머리에 수건을 고쳐쓸 틈조차 없었어도 니들이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숟가락 부딪치며 밥 먹고 있는 거 보믄 세상에 부러울 게 뭬 있냐 싶었재.
다들 소탈했어야. 호박된장 하나 끓여줘도 맛나게들 먹고, 어쩌다 비린것 쫌 쪄주면 얼굴들이
환해져서는..... 다들 먹성이 좋아서 니들이 한꺼번에 막 자랄 때는 두렵기도 하더라. 학교 갔다
오믄 먹으라고 감자를 한솥 삶아놓고 나갔다 오믄 어느새 솥이 텅 비어 있곤 했으니까. 그야말로
광의 쌀독에서 쌀이 줄어드는 게 하루가 다르게 보일 때도 있었고 그 독이 빌 때도 있었어.
저녁밥 지을라고 양석 꺼내려고 광에 갔는디 쌀독 바닥에 바가지가 닿을 때면 아이구 내 새끼들
낼 아침밥은 어쩐디야, 가슴이 철렁 내려앉던 시절이니 부엌일이 싫고 자시고도 었었고나.
큰솥 가득 밥을 짓고 그 옆의 작은 솥 가득 국 끓일 수 있음 그거 하느라 힘들단 생각보다는 이거
내 새끼들 입속으로 다 들어가겠구나 싶어 든든했지야. 니들은 지금 상상도 안될 것이다마는 그르케
양석이 떨어질까봐 노심초사하던 시절이 우리 시절이네. 다들 그러고 살았어. 먹고사는 일이 젤 중했어.
- 본문 중에서 -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고, 마지막까지 엄마다. 엄마...
- 2010/02/22 21:55
- ddnullove.egloos.com/2858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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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눈가리개가 있다.'
집단사고는 유용한 정보를 묵살한다. 집단사고란 규모가 큰 조직에서 실제 정확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옳다고 믿는 사실을 바탕으로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 본문 중에서 -
- 2010/01/2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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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란 돈과 달라서 넘치면 넘칠수록 화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때문에 백 마디 말보다 정성이 담긴 한 마디 말이 상대를 감동시키기 쉬운 것이다.
늦지 않았다. 상대를 감동시키고 싶다면, 3분 안에 말하라.
- 2009/12/28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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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Daum 메일함을 정리하다가 '미발신함'에서 2003년에
누구에게 보내려고 쓴 메일인지 모르는, 제목없는 메일을 열게 되었다.
그 메일의 내용이 '미학 오디세이 1'에서 발췌된 내용이었다.
2003년 가을 쯤에 '미학 오디세이'를 샀다가 누군가의 생일에 읽다만 책을 술김에 선물로 준 기억이 난다.
읽다만 책 내용이 궁금해 2주전인가 새로 산 '미학 오디세이'...이번에는 세 권을 세트로 샀다.
이번에는 꼭 다 읽어야지...
태초에 아름다움이 있었다.
창문을 열고 밤하늘을 보자. 요란한 불빛 때문에 별을 볼 수 없으면, 거리의 불을 모두 끄기로 하자.
시야를 가리는 징그러운 콘크리트 덩어리들과 보기 흉한 아스팔트도 지워버리자.
이제 우리는 하늘이 훤히 열린 조그만 언덕 위에 앉아 있다. 그래도 별은 반짝거릴 줄을 모른다.
숨을 막히게 하는 하늘의 희뿌연 뚜껑도 걷어버리자. 이제야 예전에 우리가 보았던 하늘이 보인다.
별이 뚝뚝 떨어질 것 같던 그 까만 하늘.
(중략)
그리고 우리의 하늘
아득한 옛날, 사람들은 우리와는 다른 태도로 자연과 세계를 대했다.
그들은 세상의 모든 것에 생명이 있다고 믿었고, 그 생명들과 언제든지 교감할 수 있었다.
무정한 밤하늘에서조차 그들은 별들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그림을 보았고,
별들이 연주하는 장엄한 음악을 들었다. 상상해보라. 시시각각 움직이는 밤하늘의 거대한 형상들,
별자리의 인물들이 펼치는 극적인 이야기들, 울려퍼지는 교향곡을....
- 글머리에 '별밭을 우리르며' 중에서 -
내가 지금보다 조금 어렸을 적에 서점에서 이 책을 집어든 것은 아마도 글머리를 읽고 였을게다.
어린 나이에 - 그때가 23살, 제대 직후니까..아직은 지금보다 순진했을 나이였다. 세상이 답답해서
이 책을 집었을 게다. 아니면 텅 빈 머리에 아무거나 번드르한걸로 채우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지금와서 이 책을 집어든 것은, 그것도 이 책을 사기 위해 광화문까지 간 것은 아마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서일 것이다. 아니면 시간을 비우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
2003년 7월에 제대하고 삼성역의 토플학원에 다녔던거 같다.
그리고 그 때 세 명의 여고생과 그룹 과외를 했던거 같기도 하다.
무엇을 위해서 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무언가 이루고 싶은 것이 있었나 보다.
지금같아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말이다.
음...그때로 돌아가면 아무 목적없는 긴~ 여행을 하고 싶다. 그럴 수 없지만 말이다.
세계가 아직 젊었던 시절
까마득히 잊혀진 시절, 이젠 무의식만이 기억하는 시절, 은유는 사상이었고 상징은 현실이었다.
그때 사람들은 세계를 우리와 전혀 다르게 이해하고 또 다르게 느꼈다. 그들에겐 바람이 이는
나뭇잎, 물결치는 보리 이삭마다 영혼이 깃들여 있고, 굴러다니는 돌멩이에도 숨이 붙어 있었다.
수풀과 호수마다 정령이 살았고, 대지는 어머니였다. 어머니의 품에서 모든 사물과 대화를 나눌 줄
알았기에 고달픈 삶 속에서도 우리처럼 고독하진 않았을 게다. 그들이 소망을 이루는 방식은 주술이었다.
(중략)
우리에게 가상은 현실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처럼 번거롭게 가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가상은 곧 현실이었다.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 사이엔 중력의 법칙만큼 필연적인 인과 관계가
있어, 한 세계에서 일어난 일은 그대로 다른 세계로 이어졌다. 그들은 두 세계 사이에 높다란 장벽을 쌓지
않았고, 두 세계를 자유로이 넘나들길 좋아했다. 때문에 그들은 우리보다 더 큰 정신의 자유를 누렸고,
그 분방함을 잡아매둘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 본문 '가상과 현실' 중에서 -
- 2009/12/1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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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영화표는 내가샀다! 팝콘값은 니가내라!
니가내가 니가내라! 영화표가 더비싸다!
팝콘값도 내가냈다! 집에갈땐 혼자가라!
혼자가라 혼자가라! 우리엄마 기다린다!
니생일엔 명품가방! 내생일엔 십자수냐!
09/27
커플링은 내가샀다! 이벤트는 니가해라!
니가해라 니가해라! 트렁크에 풍선 넣어라!
커플링은 내가샀다! 헤어질때 반납해라!
내가샀다 내가샀다! 억울하다 더사귀자!
손이없냐 발이없냐! 가방들고 소변봐라!
집에서는 귀한아들! 너한테는 짐꾼이냐!
왜이렇게 안나오냐! 영화이미 시작했다!
안나오냐 안나오냐! 그안에서 담배피냐!
뽕넣는거 인정한다! 키높이도 인정해라!
에이컵도 인정한다! 백육십도 인정해라!
10/04
커피값은 내가내고! 쿠폰도장 니가찍냐!
니가찍냐 니가찍냐! 열개모아 나도먹자!
커피값은 내가냈다! 진동오면 니가가라!
니가가라 니가가라! 내가여기 알바하냐!
니옷은왜 신상이고! 내옷은왜 이월상품!
이월상품 왠말이냐! 교환환불 안됀단다!
잠깐구경 한다더니! 4시간이 왠말이냐!
왠말이냐 왠말이냐! 주차요금 니가내라!
사진본다 거짓마라! 문자본거 알고있다!
뒤져봐도 소용없다! 중요한거 다지웠다!
10/11
약속시간 6시인데! 6시에 머리감냐!
머리감냐 머리감냐! 고데기는 하지마라!
다왔다고 거짓마라! 한시간째 그소리냐!
거짓마라 거짓마라! 니네집개소리 다들린다!
운전은 내가한다! 기름값은 니가내라!
니가내라 니가내라! 싫으면 면허따라!
기름값도 내가냈다! 톨비도 내가내랴!
톨비는 니가내라! 싫으면 국도탄다!
갔다온건 암면돈데! 돈쓴거는 하와이냐!
신혼여행 기대마라! 너랑결혼 안할거다!
10/18
호텔커피 왠말이냐! 부가세가 10%다!
부가세만 10%냐! 봉사료도 10%다!
애프터는 필요없다! 계산서나 들고가라!
들고가라 들고가라! 카운터는 왼쪽이다!
니잘못엔 울면되고! 내잘못엔 뺨때리냐!
울면되냐 울면되냐! 연기자로 데뷔해라!
니가울면 천상여자! 내가울면 찌질이냐!
애교떤다 치지마라! 니주먹에 눈물난다!
벗어달라 강요말라! 가을밤엔 나도춥다!
나도안에 반팔이다! 체지방은 니가많다!
10/25
니들끼린 쫄면먹고! 나만나면 파스타냐!
파스타냐 파스타냐! 까르보나라 왠말이냐!
배부르다 다남기고! 서비스빵 왠말이냐!
다음에또 갈거라면! 런치타임 이용하자!
같이찍은 사진인데! 니얼굴만 뽀샵하냐!
왜이렇게 뒤로가냐! 같은위치 사진찍자!
다이어리 쓰지마라! 우리연애 중계하냐!
쓸거라면 너만봐라! 일촌공개 왠말이냐!
11/01
이병헌과 비교마라! 니얼굴이 김태희냐!
내얼굴이 이병헌이면! 내가너랑 왜사귀냐!
초콜릿복근 맘껏봐라! 걸그룹이 훨씬많다!
맘껏봐라 맘껏봐라! 우리에겐 카라있다!
자유이용권 내가샀다! 줄서는건 니가서라!
내가샀다 내가샀다! 탈때되면 전화해라!
만이천원 저렴하다! 야간개장 이용하자!
이용하자 이용하자! 그돈으로 저녁먹자!
탈쓴인형 껴안지마라! 그안에 남자 있다!
귀신의집 들어가서! 잠시라도 뽀뽀하자!
11/08
초코과자에 꽃다발은 기본옵션! 곰인형은 부록이냐!
바라는게 없다더니! 그 표정은 무엇이냐!
정성따윈 필요없다! 같은가격 선물해라!
니가만든 초콜렛이! 10만원의 가치있냐!
니전화는 수신전용! 내 전화는 발신전용!
전화만 받을거면! 차라리 삐삐처라!
전화는왜 내가걸고! 끊는거는 먼저끊냐!
먼저끊냐 먼저끊냐! 하나둘셋 같이끊자!
커플요금 하지말자! 헤어질때 복잡하다!
2년약정 안끝났다! 이악물고 사겨보자!
11/15
동네노래방 널려있다! 럭셔리노래방 왠말이냐!
우리동네 노래방은! 서비스로 10곡이다!
한시간에 같은가격! dvd방 이용하자!
이용하자 이용하자! 아무영화 상관없다!
택시타고 갈거라면! 할증전에 집에가자!
너 택시타고 창밖볼때! 나 미터기만 쳐다본다!
차없다고 구박마라! 그돈으로 니빽샀다!
자동차가 필요하면! 할부끊어 같이갚자!
- 2009/12/16 22:04
- ddnullove.egloos.com/2785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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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독서 교육으로 읽은 책.
다 좋은 말이고, 이 책대로 하면 다 잘풀릴 것 같다.
내용은 어렵지 않고, 언어는 쉽고 명쾌하다. 언제나 정답은 단순 명료한 법이다.
이런 종류의 책은 처음 읽어 보았지만, 책에 기술된 내용과 용어, 그리고 사고의 방식이 익숙하다.
어딘선가 많이 듣던 내용이며, 도표가 너무 친숙하다.
그랬다. 이 책은 내용은 그룹 연수 때부터 시작해서 자사연수를 거쳐 여러가지 교육에서 배웠던 내용일 뿐만 아니라
울 회사 보고서의 보고서의 표준이고 문제해결 과정과 방법의 표준으로 되어있다.
책의 내용은 참으로 내가 다니는 회사스럽다.
식스 시그마와 함께 맥킨지식 사고방법은 울 회사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사상을 어디로 갔고, 빈 껍데기만 남은 것이다.
치열한 고민으로 창조된 위대한 식스 시그마와 맥킨지의 사상은 없고, 도구만 남았다.
치밀한 현상분석과 근본적 문제해결 그리고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 도구가 그럴듯한 보고서 작성을 위한
겉표지로 변질된 것처럼 보인다.
형식과 틀에 얽매여 현상은 보이지 않고, 결론은 없으며 의사결정은 할 수 없다.
이 책에서는 대기업병이라고 정의했다.
의사결정이 필요한 자리에서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데이터를 더 긁어 모아서 다시 결정하자고 한다.
그리고 자명한 현상을 보고, 현상 파악을 위해서 데이터를 더 가져오라고 한다.
현상파악에 온 힘들 쏟아 붇는다. 원인을 찾으면 그건 현상이라고 다시 파악하란다.
죽어라 데이터만 긁어 모은다.
여기까지는 조금 답답할 뿐이다.
데이터 긁어 열심히 보고서 쓰면 제목만 읽고 결론 내린다.
어쩌면 내가 작성한 보고서가 두서 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물론 보고서는 맥킨지 스타일이다.
조금 당황스럽다.
얼굴 맞대고 열심히 설명해주면, 중간에 말짜르고 이상하게 이해한다.
다시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한다. 상사의 얼굴에서 조금 짜증이 묻어난다.
(사실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잘하는 편은 아니다.)
아직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다시 설명을 해준다.
그러면 말 짜르고 이상한 결론을 내버린다.
이쯤되면 정말 미친다.
더 미치게 하는 것은 동일한 내용의 보고서를 몇 번이나 쓰는 것이다.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5번 써본 기억이있다.
형식 바꿔서 보고하고, 그림 바꿔서 보고하고, 내용 간추려서 보고하고, 윗 분 취향에 맞춰 보고하고..
가장 날 미치게 만드는 것은 내가 시스템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그들과 닮아 간다는 것이다.
시스템을 움직이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모 기업의 광고가 가슴에 꽂힌다.
주저리주러리..무슨 내용인지..;;



